11명의 팀원들을 이끌고 지금까지 집 4채를 복구했다. 각자 은사대로 어찌나 잘 섬기는지 너무 귀하고 복되다. 참 신기하게도 복구 작업이라는 신성한 노동을 통해 기도를 하게 된다. 방문하는 집마다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이 흘러가고 있음을 느끼며 또한 감사하게 된다. 표정이 굳어있던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의 작은 섬김에 미소가 돌아오고 있다. 주님이 일하고 계신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가가호호 방문해서 묻는 가운데 어떤 할머니를 통해 오늘 놀라운 사실을 한가지 알게 되었다.
"왜 왔어요? 젊은이"
"도움을 드리러 왔습니다."
"네? 그럴리가?"
"왜 놀라십니까?"
"여기는 바로 앞에 바다가 있고, 뒤에 일차선 도로에는 큰 굴다리가 있어서 이번에 또 큰 지진이 오면 무너지면서 쓰나미가 오면 도망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정부에서 이곳을 위험지역이라고 봉사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허걱? 침착하게..)그렇군요. 그런데 저희는 경찰이 검문하지 않고 잘 보내주던데요."
"어디서 오셨나요?"
"크리스찬 단체입니다. 국제적인 단체라서 저희 멤버들도 4개국에서 모인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도 사실은 한국인입니다."
"(눈물을 글썽이며)그렇군요. 크리스찬들이라서 이렇게 목숨 걸고 오는군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뉴스보니까 한국 사람들 다 도망가는데 당신은 왜 안갔습니까?"
"글쎄요.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도 안해봤네요. 여기오는 준비하느라 좀 바빴거든요.(히죽히죽)"
".......정부에서도 우리를 버렸는데, 돈을 준데도 도와줄 사람이 없는데, 세상에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을까..."
"어휴, 저같은 사람은 교회에 가면 널렸습니다. 그럼 내일 저 같은 사람 10명 데리고 일하러 오겠습니다. 괜찮죠? 할머니!"
"너무 고맙습니다.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네, 그럼 내일 건강한 모습으로 뵙지요. 그럼 이만"
돌아오는 길에 도로를 유심히 쳐다봤다.
정말 저 굴다리가 무너지면 갈곳이 없구나.
진작 알았으면 왔을까? 순간 고민이 되었다.
팀원들에게 말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기도 끝에 저녁 시간에 팀원들을 불러놓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자 팀원들은 의외의 대답을 했다.
"그래서 마을 분들의 눈빛이 남달랐구나"
"이야~ 우리 지금 복음을 위해 목숨을 건거네?"
"어쩐지 동네 분들끼리 대화하거나 전화 통화하는데 크리스찬, 크리스찬하는 소리가 자주 들렸구나"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이분들한테 큰 힘이 된다니 참 감사하다. 더 열심히 섬겨야겠는데..."
나의 예상을 뒤엎은 놀라운 사건이었다.
우리 팀 모두 성령충만하든지, 아니면 어딘가에 미쳤든지...
어쨌든 오늘 밤부터 우리 팀의 분위기가 뜨겁게 확 바뀌었다.
전세계에서 날아오는 중보기도의 미사일이 우리의 가슴에 확 꽂히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성령에 압도된 듯 온몸이 근질거린다. 내일을 또 기대한다. 이 특별한 자리에 보잘것 없는 나를 불러주시고, 세워주신 주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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